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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전기(capacitor) 원리

축전기에 대해 너무 어렵게 쓰고, 문제푸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서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는 글을 별도로 써두었습니다. 축전기를 처음 보는분은 [축전기 기본]을 먼저 보시는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축전기에 대해서 배워볼까 합니다. 위의 왼쪽 그림은 제가 가지고 있는 축전기(capacitor)라고 불리는 전자부품의 사진을 찍은 것입니다. 요즘은 전자기기 부품들이 아주 작아지고, 전자기판 위에 붙이는 것도 기계가 하기 때문에 전자제품을 뜯어보아도 이런 것들을 보기가 어렵니다. 좁쌀보다 작은 부품들이 빼곡히 들어 있는 모습 밖에 못 볼겁니다. 그래도, 취미로 전자회로를 꾸미는 사람들은 손으로 직접 부품을 다루기 위해 이런 것들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른쪽 그림은 전기회로에서 표현하는 기호를 그린 것입니다. 이런 모양으로 그리는 이유는 나중에 평행판 축전기를 배우면 바로 이해가 될 겁니다.

축전기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좀더 엄밀하게 말하면 전기에너지를 저장하고 다시 빼내어 사용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은 일상적인 용어가 된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먼저 충전,방전을 알아보고, 다음에 전기용량이란 개념을 알아봅시다.

축전기 충전과 방전

아래 그림과 같은 회로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겠다는 것입니다.

왼쪽 스위치 S1 을 연결하면 전지(battery)를 축전기에 연결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고, 이 과정이 충전 과정입니다.

고등학교 물리2 참고서를 보면 충전은 두 극판 사이의 전압이 전지의 전압과 같게 될 때까지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설명이 끝입니다. OTL
그러고는 Q=CV 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OTL
이렇게 설명할거면 초중학교때 전지와 저항을 배울 때 같이 배우면 되지 왜 물리2 에서 이걸 배우겠습니까? 축전지는 반드시 전기장, 전압(전위차)를 배우고 난 다음 배우는 내용입니다. 그말은 축전지에서 일어나는 물리현상은 전기장,전위차(전압)이란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냥 그렇게 된다고 외울거라면 초중학생에게 그냥 외우라고 하면 잘 외울 수 있습니다. 저도 중학교때 축전기가 뭔지 몰라도 라디오 만들기 납땜해서 잘 만들고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축전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외우는게 아니라 여기서 일어나는 물리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축전기 편에서 여러분이 해야하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게 궁금해서 읽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이야기 하겠습니다.

처음의 상황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그냥 두 개의 도체가 대충 근처에 있는 것입니다.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그 영향이 너무 작으니까, 대충 근처에 있으면 됩니다.

이것도 축전지 입니다. 위의 그림과 같은 부품에서 일어나는 일과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먼저 전기장과 도체에 대해 알아야합니다. (혹시나 읽다가 이해하는데 문제가 있으면 클릭해서 읽어보십시오.) 추가해야하는 내용은 도체 내부의 전기장이 0 이 되는 경우에는 도체의 전위는 같다는 사실입니다. 도체의 어느 부분이든 전위는 같아야만 전기장이 0 이 될 겁니다. (이건 전위를 배울 때 알게 되는 내용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근처에 어느 전기장도 안 보이고, 별다른 전하도 없으니까 두 도체 사이의 전위차는 0 입니다. 그림에서 (+) (-) 표시도 없다는 것은 총 전하량도 0 입니다.

그 다음은 전지를 가져와서 도체 양쪽에 도선을 연결합니다. 그냥 선이라고 말하지 않고 도선이라고 한 것은 전기가 흐르는 선이라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도체로 된 선을 말합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충 그린 그림이니 의미 부여를 심각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체 양쪽에 +Q,-Q (Q는 양수)가 서로 마주보는쪽 표면으로 분포하게 되고 도체사이에는 전기장이 존재하고, 두 도체사이의 전위차는 V 가 됩니다.
이렇게 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먼저 전지는 전위차(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장치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때 전지에 저항을 연결하니까 전류를 만들어내는 장치처럼 착각할 수도 있는데, 이제는 전위를 배웠기 때문에 명확히 구분해야합니다. (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여러가지 전지의 종류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건전지는 화학시간에 그 원리를 설명합니다. 요즘은 전지도 종류가 많아서…. 태양전지는 원리가 또 다릅니다. 발전기가 될 수도 있고, 연료전지가 될 수도 있고…..어쨋든 회로 기호는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장치라는 의미로 쓰는 것입니다.)

전위차가 일정하려면 전지의 양극 표면에서 양전하가 음극 표면에는 음전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도선과 도체를 만났으니 더욱더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 축전기 두 도체의 마주 보는 쪽으로 까지 갈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결국은 틀린 모델을 쓰는거니까 조금씩 틀린 개념들이 들어있어도 상관없습니다. 여태까지 아는 개념들만 틀리지 않도록 설명하면 됩니다. )
또 달리 설명하면 음극이 먼저 붙였다고 가정하고, 양극에 도선을 연결한다고 생각하면 전지 양극의 전위는 V 만큼 음극보다 높지만 위쪽 도체는 처음에는 전위가 0 입니다. 그러면 도선에는 전기장이 생기겠네요. 그럼 전기장이 생기니 전하가 위쪽 도체쪽으로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전기장과 도체에서 배운바와 같이 결국 도체의 전기장이 0 이 되도록 양전하는 위쪽 도체 표면에 분포하게 될 것입니다. 전하량 보존 법칙을 생각하면 아래쪽 도체에는 음전하들이 있어야만 할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래쪽 도체가 전기유도로 생긴다고 설명하던데, 뭐 그래도 상관없구요.
어쨋든, 도체의 내부의 전기장이 0 이 되어야 하고, 총전하량은 그대로 보존되어야 합니다. 양전하든 음전하든 도체의 표면에 있을 겁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개념입니다.
그 다음 쿨롱의 법칙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두 도체 사이에 서로 다른 전하가 있으니까 인력이 생기네요. 서로 끌어 당겨야 합니다. 그러니, 도체 표면 중에 가장 가까운 쪽으로 모일겁니다. 그래도, 양전하가 한점으로, 음전하가 한점으로 모이지는 않습니다. 양전하끼리는 척력, 음전하끼리도 척력이 작용하니까요.
전기장을 생각해봅시다. 양전하와 음전하 사이에는 전기장이 형성되어 있겠네요. 이런 전기장에서 전위차는 얼마일까요? V 입니다. 전지는 V 의 전위차를 유지하려는 장치이고, 도선과 도체 내부의 전기장은 0 이니까 도체 내부에서는 전위가 같고, 전위차이가 나려면 두 도체 사이의 전기장에서 V 만큼의 전위차가 생깁니다.

이 현상들이 도선이 연결되자마자 순식간에 이론적으로는 거의 0초만에 일어납니다. 설명을 하기위해 마치 시간 순서대로 일어나는 일처럼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순간적으로 일어납니다. (이걸 천천히 일어나게 하는 방법은 도선의 저항을 크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흐를 수 있는 전류가 작아서 움직이는 전하량이 작고 축전지의 전위차가 V 가 되는데 아주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이런 회로를 RC 회로, 이 때의 시간을 RC 시간(시정수) 라고 합니다. 나중에 배우게 되는 내용입니다.) 이런 과정이 충전의 과정입니다.


충전된 상태에서 왼쪽 스위치 S1 을 떼게 되어 그림과 같이 된다면 두 도체 표면에 있던 양전하, 음전하가 다시 전지로 돌아 갈까요? 돌아가지 않습니다. 전지의 전위차와 축전기의 전위차가 같기 때문에 도체내 전기장은 여전히 0 입니다. 쿨롱의 법칙을 생각해도 양전하, 음전하가 서로 당기고 있기 때문에 전지로 돌아갈 일도 없습니다. 위의 그림과 같은 경우, 양전하만 돌아갈 길이 있고 음전하는 돌아갈 길이 없기 때문에 양전하만 돌아가면 전하량 보존 법칙에 위배됩니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 설명하든 축전기의 전하는 전지를 연결했을 때(충전했을 때) 상태를 영원히 유지 할 수 있습니다. 우주가 없어질 때까지 영원히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방전과정입니다. 위 그림에서 S1은 그대로 둔 채 S2만 연결한 경우를 보겠습니다.

실제 현상으로는 지금처럼 두 도체 사이에 도선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도체 표면의 전하가 처음과 같이 0 이 되고 이 현상도 이론적으로는 순식간에 일어납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두 도체 전위가 있는데 도선이란 새로운 도체가 나타났으므로 도선에 있던 양전하,음전하들이 마구 움직여야겠네요. 언제까지? 모든 도체의 전기장이 0 이 될 때까지. 즉 도체내의 전위차가 0 이 될때까지입니다. 그러니, 두 도체의 전위차는 처음처럼 0 이 되어야하고, 여전히 총전하량은 보존됩니다.
쿨롱의 법칙으로 설명해 볼까요? 두 도체 표면에 있는 전하들은 서로 당기는 힘, 미는 힘이 있었죠? 이제는 도선이란 새로운 도체가 나타나 이전과는 다른 길이 났으니 또 새롭게 같은 종류의 전하는 서로 멀어지고, 서로 다른 종류의 전하는 가까워지려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움직일 때 결국 서로 만나게 되어 두 도체 표면의 전하량은 각각 0 인 처음 상태로 돌아갑니다. 물론 방전도 거의 0초 만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 이 때 도선의 저항이 크다면 천천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여기까지 이야기 했으니까 위에서 말한 거짓말 하나를 수정하겠습니다. 충전을 하고, 전지를 떼어낸 축전기의 전하가 영원히 계속 그대로 있을거라고 제가 잠깐 거짓말을 했습니다. 두 도체 표면의 전하는 서로 다른 종류이므로 서로를 끌어당기려고 합니다. 그래서, 도체에 다른 힘이 없다면 도체가 움직여서 두 도체는 서로 달라 붙어야 정상입니다. 이것이 뉴턴의 법칙이지요. (전기장 배우면서 이런걸 하나씩 까먹더군요.)
그러니까, 영원히 전하가 그대로 있으려면 도체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장치를 어떤 소재를 쓰던 전류가 미세하게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아주 조금씩 천천히 방전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축전지이든지 결국 방전이 일어납니다. 우리가 컴퓨터에 사용하는 DRAM 메모리나 플래쉬 메모리도 축전기의 원리를 통해 만듭니다. 전하의 충전과 방전이 된 상태를 구분하여 정보를 저장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DRAM은 아주 빨리 방전이 일어나는 편이라 컴퓨터 전기를 끄면 바로 축전기 방전이 빨리 일어나 정보가 다 지워집니다. 플래쉬 메모리(휴대폰에 꽂아 쓰는 메모리, USB 메모리)는 전기를 꺼도 축전기의 충전된 정보가 계속 유지됩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볼 때는 결국은 방전이 일어나 정보는 지워지게 됩니다. (충전 유지 시간은 성능값이기 때문에 메모리 제조사가 성능을 만족한 것들만 팔게 됩니다.)

축전기 전기용량(capacitance)

V = IR 은 옴의 법칙이라 사람의 이름을 붙이지만, Q=CV 는 사람의 이름이 안 붙어 있습니다. 이건 아무런 법칙도 아니란 겁니다. 그냥 당연하다구요. 앞에서 충전과 방전을 설명할 때 사용했던 개념에서 Q 가 나왔고, V 가 나왔습니다. V 를 두배인 전지를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전기장의 모양은 그대로 똑같아야 하고 전기장의 세기는 2배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러니까, 전기장이 2배가 되려면 Q 는몇배가 되어야 하나요? 전기장의 정의를 생각하면 Q가 2배가 되어야 할 겁니다. 결국, Q 와 V 가 서로 비례관계에 있습니다.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있어야만 합니다. 어떤 법칙도 아니고, 여지껏 배운 전기장, 전위, 전하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그럼 V 가 정해졌을 때 Q 는 얼마가 되는지는 어떻게 정해질까요? 도체의 모양, 두 도체 사이의 거리, 그 사이에 어떤 물질이 있었나에 따라 정해집니다. 그러니까, 그 축전지의 특성이 됩니다. 그런 축전지(capacitor)의 특성값을 전기용량(capacitance)라고 합니다. (영어는 짝이 잘 이루어진 용어인데, 우리말은 조금 기억하기 어렵게 되어 있네요.)
전기용량을 C 라고 하면, Q = C V 가 되게 정의합니다. 강조하고 싶은게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하는 Q 는 두 도체 표면의 전하량이 아니라 각 도체의 전하량의 절대값 입니다. 한쪽에는 +Q , 다른 한쪽은 -Q 이고 Q는 양수가 됩니다.
V 는 전위가 아니라 전위차입니다. 여기도 똑같이 절대값입니다. (축전기의 전위가 높은 쪽이 +Q 전하가 있습니다.)
나중에 이 Q, V 가 뭐였는지 헷갈려서 문제 풀 때, 틀릴겁니다. 잘 기억해두세요.

정리

축전기의 기본 원리에 대해서 살펴보고 전기용량의 정의를 보았습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그냥 Q=CV만 외우지 마시고, (Q=CV 인지, V=CQ 인지는 구별하는 것은 외어야 합니다. 정의이기 때문에) 축전기에서 일어나는 물리현상을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좀 복잡한 문제들이 나오더라도 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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