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7

작은, 아주 작은, 아주 아주 작은

오늘은 1m 보다 작은 세상을 알아볼까합니다. 

그보다 작은 단위들에 붙여 쓰는 접두어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d(deci) 는 1/10 을 표시하는 접두어입니다. 잘 안씁니다. 초등학교때 dl(데시리터)를 배운것 말고 dB(데시벨)에서나 그 흔적이 있고 나머지는 잘 생각나지 않네요. 그보다 작은 것들은 길이의 단위에 잘 씁니다. c (centi)는 1/100, m(milli)은 1/1000 입니다. 그러니까, 1cm 는 1m 의 1/100, 1mm 는 1/1000 m 입니다. cm, mm는 아주 자연스럽게 써서, 아마 c,m 이 접두어인것도 까먹은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m(milli)의 1/1000 은 µ (micro) , µ (micro)의 1/1000 은 n(nano), n(nano)의 1/1000 은 p(pico) 입니다. 오늘은 아마 여기까지만 이야기할 것입니다. 더 작은 단위가 궁금하시다면 https://en.wikipedia.org/wiki/Deci-  에 있는 표를 참고하면 될 겁니다. 

1mm 는 1m의 1000분의 1입니다. 1000mm 가 1m 가 됩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작다고 표현할 수 있지요. 눈꼽만하다고 표현하는 크기입니다. 연필대신 쓰는 샤프심이나, 볼펜심이 나오는 굵기를 보면 0.7mm, 0.5mm 라고 하는 걸 보면 그리 작은 편은 아닙니다. 맨눈으로도 이정도는 잘 볼 수 있습니다.

이보다 작은 크기는 0.001mm 는 1µm(마이크로미터) 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우리눈으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크게 확대해서 보려면 현미경을 씁니다. 배율이 1000배 짜리 현미경을 쓴다면 1µm 는 1mm로 보이니까 우리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새 말하는 미세먼지에서 PM10, PM2.5 라고 하는 것이 먼지의 크기가 10µm, 2.5µm 라는겁니다. 아래 홈피에 가면 머리카락 크기와 비교한 그림이 있네요. 머리카락이나 종이의 두께는 수십µm 입니다. 이정도 크기는 우리가 몇만원만 주면 살수 있는 USB 현미경으로도 잘 볼 수 있습니다만, 1um를 보는 1000배짜리 현미경의 경우는 거의 돈 천만원쯤은 들여야 합니다. 

마이크로란 단어는 예전에는 아주 작다는 의미로 쓰였지만, 요즘은 나노란 단어가 작다란 의미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속좁은 사람을 ‘나노마인드’라고도 하더군요. 그만큼 나노란 단위가 일상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은나노란 말도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1nm 는 1/1000 µm 입니다. 0.1µm 정도에서는 µ를 단위로 쓰지만, 그보다 더 작아지면 0.07µm 라 말하기 보다 실제로 70nm 하는게 크기 비교하는데는 더 좋습니다. 이렇게 0.1µm 보다 작은 것을 다룰 때부터 nm 란 용어를 자주 쓰게 됩니다. 이렇게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이때 부터 나노기술(nanotechnology)란 용어가 나왔습니다. 이 무렵 반도체기술에서도 100nm 이하를 다루기 시작했고, 이렇게 작은 크기의 물체를 만들 수 있는 기술들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100nm 라고 하면 얼마나 작은지 느낌이 잘 안오겠지만, 머리카락 굵기가 50 µm 이라면 100nm 선을 무려 500번이나 그릴 수 있는 크기입니다. 

 이런 크기를 보기위해서 현미경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1000배 짜리 현미경에 다시 1000배 짜리 렌즈를 달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물리현상이 이를 방해합니다. 물리 공부하다보면 회절과 간섭이란 것을 배우는 중요한 이유중에 하나가 아무리 고배율의 렌즈를 달더라도 확대해 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현미경이 얼마나 작은 것을 볼 수 있는지 말하는 것을 분해능이라고 합니다. 분해능은 사용하는 빛의 파장에 비례하는 성질이 있어 작은 크기를 보기 위해서는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야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빛(가시광선)의 파장이 고작 700nm(빨간색)에서 400nm(보라색)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100nm 크기를 보기위해서는 훨씬 더 짧은 파장의 빛을 써야하는데 그러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것이 전자현미경입니다. 전자현미경도 방식에 따라 이름이 나뉘는데 SEM(Scanning electron microscope, 주사 전자 현미경) 이란 것이 수십 nm 의 크기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SEM 의 경우 대략 1억원대에 속하는 장비입니다. (이젠, 돈이 더 많이 필요하군요.) SEM이 광학현미경보다 더 작은 파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대신 빛의 파장이 아니라 전자의 파장입니다. 물리 공부할때 거의 마지막쯤에 물질파를 배웁니다. 전자를 입자라고 했다가 파동이라고 하는 것을 도저히 못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고, 물질파를 도저히 못 믿겠다고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현실에서는 잘 쓰고 있는 현상입니다. 

SEM도 한계가 있어서 1nm 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은 크기를 보려면 전자의 파장도 훨씬 줄어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자의 에너지를 훨씬 크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물질파를 공부하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보는 방식도 조금 바뀌게 됩니다. 이런 장비를 TEM(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투과 전자 현미경)이라고 합니다. 이 장비는 얼마전 KBS 1박2일 포항공대편에서 소개되었습니다. 그곳 연구원말로는 대략 50억쯤 한다고 했습니다. 이쯤 되면 원자 하나의 크기를 볼 수 있습니다. 금(Au, gold)은 잘 늘어나는 성질이 있습니다. 금을 계속 잡아서 당기면 결국 끊어질텐데, 그 금이 끊어 지는 순간(금원자 5개정도)을 TEM 을 이용하여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2000년대 초반 미국 물리학회 발표장에서)

빛의 경우는 X-ray(엑스레이)를 원자들이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는 곳에 찍어 주면 간섭무늬가 생기는 것을 얻을 수 있어, 눈으로 직접보지는 못해도 X-ray 데이터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원자들의 배열을 알아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XRD (X-ray diffraction) 장비라고 하는데 이는 빛의 간섭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회절,간섭 이딴걸 왜 배우냐고 투덜거리셨겠지만, 그런 것들이 이런 장비를 사용하는 기반 원리입니다.)

이렇게 TEM 을 사용하고 X-ray를 사용해서 보는 크기는 1nm 보다 작은 크기들입니다. (1nm = 1/1000 µm = 1/1000 * 1/1000 mm = 10^(-9) m 입니다. ) 대략 원자의 크기와 비슷한데, 원자의 크기에는 옹스트롬(  Ångström, 기호: Å) 을 잘 씁니다. 1Å = 10^(-10) m 로 국제 표준 단위는 아니지만 관습적으로 사용됩니다. 1Å = 0.1nm 입니다. 이 쯤 되면 원자의크기를 나타내기에  충분하고, 아직, 0.1단위 밑이 아니므로 더 작은 단위를 쓸 필요없을 듯 합니다. ( 1 pm(피코미터) = 1/1000 nm )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의 경우 반지름이 대략 0.53Å 라고 하니 0.053nm = 53pm 가 됩니다. 

 이렇게 작은 것보다 더 작은 것은? 네, 이제는 원자를 부셔야지요. 예전에는 물질의 가장 작은 단위자 원자라고 했지만, 이제는 원자가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 알고 있지요. 그 구성성분인 핵마저도 더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더 작은 단위가 필요하겠네요. 하지만, 제가 이쪽에 별로 관심이 없어 상세한 것은 알려드릴 수가 없으니 대신 참조하시라고 링크만 걸어드리겠습니다. 입자가속기라는 것인데요. 이건 이제 돈을 정말 셀수 없을 만큼 들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각각 일부를 부담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참고로 한국에도 포항에 입자가속기가 있습니다.  위의 것과는 다른 용도로 방사’광'(光)가속기입니다. 이것은 전자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꺾을때 빛을 내는 현상을 이용하여 일상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강한 빛, 짧은 파장의 빛을 얻으려는 용도입니다. (저도 여기서 하는 실험을 보조하러 가기전에는 위에 있는 입자 충돌용으로 잘못 알았습니다. ㅋㅋ)



 아주 작은 크기를 나타내는 법, 그와 관련된 물리 이야기를 잠깐 했습니다. 감을 갖고 있어야 이해가 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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