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7

1초의 탄생

우리의 느낌으로 시간을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을 정신없이 하다 보면 ‘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할 때가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감각 기관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려고 하면 움직이는 것들이 필요합니다. 정지된 화면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있다고 하면, 그게 동영상인데 똑같은 화면만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동영상이 플레이가 정지되어 있는 것인지 잘 모릅니다. 그러니까, 시간은 움직이는 것들을 보고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판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시간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일을 찾아서 정합니다.

 1년이란 시간은 계절이 반복되는 것을 보고 정했을 것 같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면 또 다시 봄이 옵니다. 아주 옛날 사람들은 아마도 똑같은 계절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면서 1년이란 시간을 정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기에 그 계절이 정확히 1년마다 오는 것은 아닙니다. 어쩔때는 봄이 일찍 찾아오기도, 늦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아주 옛날 사람들도 아마 그렇게 느꼈을 겁니다.  봄,여름,가을,겨울이 반복되는 시간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겁니다. 달력의 날짜를 정하는 역법이라는 것을 보면, 한달이 있고 하루가 있습니다. 좀 더 일정하게 반복되는 일이 있다는 겁니다. 밤마다 달을 봅니다. 달의 모양이 차고 기우는 것이 반복됩니다. 대략 12번이 차고 기울고 난뒤에는 계절이 다시 돌아오는 것을 알수 있으니까요. 또는 해를 쳐다 보았을 겁니다. 해가 뜨고 지는 것이 대략 360번 정도 반복되는 것을 보고 나니 다시 똑같은 계절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하루의 기준은 해가 뜨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안되는 것 쯤은 누구나 쉽게 알았을 겁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마다 밤과 낮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은 누구가 쉽게 알 수 있었을 겁니다. 매일 매일 해뜨는 위치를 보면 여름에는 동쪽 산의 봉우리 왼쪽에서 뜨는데, 겨울이 되면 동쪽산의 오른쪽에서 뜨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을 겁니다. 해와 달이 하늘의 별자리에서 조금씩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은 매일 매일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은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일년을 달과 날로 보는 것은 동서양이 공통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의 달력이 1년이 12달인 것을 보면 아마도 달이 12번 차고 기우는 것을 보고 정했을 겁니다. 그쪽 사람들은 1달이 28일,30일,31일이 왔다갔다 하는데 비해, 동양에서는 29,30일로 일정합니다. 동양사람들은 달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1년의 시작(설날)은 달의 모양을 기준으로 삼았으니까요. 해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양력, 달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음력이라고 하는데, 과연 음력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미개한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달을 기준으로 삼으면 바다물이 많이 들어오는 날과 많이 빠지는 날을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1달을 대충 정한 곳에서보다 훨씬 더 정확히 바다의 변화를 잘 알 수 있습니다.

 해를 기준으로 삼은 곳도 처음에는 일년을 360일 정도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원을 한바퀴 돌면 360도라고 하는 것을 정한 것이 아마도 일년이 360일 정도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합니다. 달을 기준으로 삼은 곳도 12번 달이 차고 기울면 대략 355일 정도 되기 때문에 아마 처음에는 355일이 1년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둘 다 1년의 변화를 정확히 정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1년이라는 계절이 반복되는 길이를 정하기에는 오차가 큽니다. 그 때에도 자연현상에 관심이 많은 누군가는 하늘을 열심히 봤을 겁니다. 계절이 변하는 것과 비슷하게 밤하늘의 별자리가 반복되는 것입니다. 해나 달을 기준으로 삼을게 아니라 하늘의 별자리가 반복되는 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1년을 훨씬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란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별자리를 기준으로 1년을 정하기 위해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늘의 별들은 매일 시간이 지나가면서 같은 자리에 있지 않고 움직입니다. 해가 지고 난뒤 동쪽에 보이기 시작한 별들이 해가 뜰 때 쯤이면 서쪽 하늘에서 보입니다. 해가 질 때 쯤 나타나는 별자리를 보면 1년의 변화를 알 수 있었을 겁니다. 해가 지고 나면 겨울에는 오리온 자리 별들이 보이지만, 여름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하늘의 별자리를 보면서 해가 별자리 어디 쯤에 있는지를 보고 해가 같은 별자리에 오는 것을 기준으로 일년의 길이를 정할 수 있습니다.

해가 하늘의 별자리를 돌아다니는 길을 황도라고 하고 달이 하늘의 별자리를 돌아다니는 길을 백도라고 합니다. 해는 노란색, 달은 흰색이 나니까 쉽게 이해되는 이름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늘에 해가 떠 있으면 별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옛날에는 어떻게 해가 다니는 길을 알 수 있었을까요….

해가 하늘의 별자리를 돌아다니는데 365일 뒤에 같은 자리에 온다는 사실은 아주 옛날부터 알았던 것 같습니다. 서양에서는 율리우스력 이라고 해서 이미 1년이 365일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동양에서는 1년을 달을 기준으로 하면 10일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윤달이라고 해서 3년에 한번씩 1달을 더 끼워 넣었습니다. 그러면 355일이 1년이 지나지만 3년이 지난 뒤에 30일정도를 한번에 맞추어 넣을 수 있었으니까요.

아쉽게도 1년의 길이가 딱 365일이 아닙니다. 365.24일 정도 걸립니다. ( 지구과학시간에 ‘회귀년’이라고 배웁니다. ) 1년이 생기는 이유가 지구의 공전, 1일이 생기는 이유가 지구의 자전이라고 때문이라고 알고 있는데,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가 자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의 정확히 365배 가 된다는 일은 정말 특이한 일이라고 생각해야할 겁니다. 그러니까, 1년을 365일만을 따지면 1년에 0.24일이 달라지고, 4년이면 0.96일이 달라집니다. 그러니까, 율리우스력에서는 4년에 한번씩 하루를 추가하여서 1년을 맞추게 됩니다. (윤년) 그러면 4년에 0.04일 밖에 안 틀리게 되지요. 그런데, 1000년이 지나게 되면 대략 10일 정도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레고리역은 400년에 3번은 윤년을 쓰지 않는 방법을 택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이제 3300년 동안 하루 이상은 틀리지 않게 된다고 하네요. 아, 역법이 이렇게 되는구나 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미 이 시기가 되면 1년이 365.24일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동양은 달을 쓰면서 생기는 오차가 상당히 클텐데 미개한거 아니냐구요? 무슨 소리입니까? 동양에는 24절기란게 있습니다. 입춘, 춘분, 곡우, … 이런 24절기는 태양이 어디에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니까, 달을 기준으로 하면서도 태양의 위치를 중요시 여겼기는 역법이기 때문에 계절이 반복되는 것을 크게 틀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쉽게도 동양의 역법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지 않아서 더 이상 말씀드릴 수 가 없네요. 과연 1년을 몇일이라고 알고 있었을까요?

 그레고리역 이 1582년에 제정되었다는데, 우리나라에는 1442년 세종때 칠정산이라는 역법이 있었습니다. 1년의 길이를 365.2425일로 계산했다고 합니다.(위키백과) 칠정산은 회회력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회회는 지금의 중동지방 문화를 일컸는 문화입니다. 과학사를 조금 들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서양의 과학도 중세의 암흑기에서 벗어나는데 회회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별로 보잘것 없어 보일지 몰라도 그 당시에는 최고의 천문학적 지식을 가졌던 사람들입니다.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지구과학시간에 배우는 1년의 길이는 이미 1400년~1500년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는게 놀랍지 않습니까?  물론 그 당시 최고의 엘리트들이겠지만요. 그럼, 지금의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이 모르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알고 있겠습니까? 그런 것들도 500년정도 흐르고 나면 고등학생이 배우고 있는 지식이 될지도 모를 일이지요.

달이 1년에 12번 모양을 바꾸는 것은 아마도 크게 중요한 사실일 것 같습니다. 영어에서 1부터 12까지 고유단어가 있는 것도, 우리가 12 간지를 쓰는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쨋든 하루는 12시간을 두번 반복하는 서양의 체계로 24시간이 하루가 되었고, 동양에서는 하루를 12간지로 나누었습니다. 동양의 자,축,인, … 시는 서양의 2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입니다.  동양의 1시를 8등분해서 각이라고 했답니다. 서양은 1시를 60등분했습니다. 그러니까 동양의 1시간는 서양의 2시간와 같고, 동양의 1각은 15분(1/8 * 120분)에 해당하게 되었네요. 서양에서는 1시간을 60분으로 나눈 것도 12배수와 관련있어서 참 신기하죠.

동양의 1각은 어떻게 나누었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서양은 1분을 다시 60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1초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결국 1초는 하루를 86400(24*60*60)을 나눈 것이었습니다.

시간은 일정하게 반복되는 것을 기준으로 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 옛날에도 1년이 365.2425일인 것을 알았다는데 지금은 얼마나 정확히 잘 알겠습니까? 하루란 시간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을 지금 사람들은 알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1956년, 새로운 표준을 정의한 것이 “1초는 1900년 1월 0일 12시 기준으로 태양년의 1/31556925.9747” (위키백과) 랍니다. 다시 말해 1900년 1월 0일 12시 기준으로 1년은  31556925.9747 초라고 하네요. 도대체 소수점 몇자리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겁니까? 놀랍지 않습니까? 왜 이렇게 정확히 알려고 하냐구요? 500년 전에 1년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결국 해가 갈수록 계절을 맞출 수 없고 결국 농사를 망치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지금은 1초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현대 기술의 많은 부분들이 망치는 중요한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1초 얼마안되는 짧은 시간 같지요? 다음에는 1초 이하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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